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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양도소득세
2025년 정부 세제개편안에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직후, 코스피와 코스닥이 4% 안팎으로 폭락했습니다. 저도 해외주식을 직접 매매하고 처음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해 본 경험이 있어서, 이 논란이 남의 얘기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대주주 기준, 왜 이렇게 민감한가
핵심은 양도소득세(capital gains tax)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요건 변경입니다. 여기서 양도소득세란 주식을 팔아 생긴 매매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현재 국내 상장주식은 일반 소액주주의 장내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고 대주주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부과됩니다.
대주주 기준은 2000년대 초 100억 원에서 시작해 꾸준히 낮아져 한때 10억 원까지 내려온 적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이를 다시 50억 원으로 올렸는데, 이번 개편안은 그것을 다시 10억 원으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2025년 9월 정부는 여론 반발과 시장 충격을 고려해 해당 방침을 철회하고 현행 50억 원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논란을 보면서 단순히 '10억이 많으냐 적으냐'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핵심은 기준선 설정 자체가 투자자의 실제 행동을 바꾼다는 점입니다. 특정 시가총액 기준을 넘으면 과세 대상이 되는 구조에서,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기준을 피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좋은 기업이라 판단해 계속 보유하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연말에 팔았다가 재매수하는 선택을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개인투자자 순매도 규모를 보면 2020년 약 1.5조 원, 2021년 약 3.1조 원에 달했던 연말 대주주 회피성 매도 물량이, 기준을 50억 원으로 올린 뒤에는 4,600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기준 하나가 시장 전체 수급을 이렇게 바꾸는 것을 보면, 세제가 얼마나 강력한 행동 유도 장치인지 체감이 됩니다.
역차별, 국내주식이 해외주식보다 세금에서 불리해지는 구조
저는 해외주식을 직접 매매하고 나서 처음으로 양도소득세를 직접 계산하고 신고해 봤습니다. 투자금액이 크지 않아 세금 자체는 많지 않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세금은 수익률 계산에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실제 비용이라는 것입니다.
해외주식은 연간 양도차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뒤 22% 단일 세율로 과세됩니다. 여기서 기본공제란 과세 대상 금액에서 일정액을 빼주는 제도로, 소액 투자자의 세 부담을 줄여주는 장치입니다. 또한 해외주식은 환차익이 비과세이고 거래세도 없습니다.
반면 국내주식은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면 누진세 구조가 적용됩니다. 양도차익이 3억 원까지는 20%, 초과분은 25%에 지방소득세 10%가 추가됩니다. 예를 들어 10억 원을 투자해 4억 원의 차익이 생긴 경우, 국내주식은 약 9,350만 원을 납부하고 해외주식은 약 8,745만 원을 납부하게 됩니다. 같은 수익에도 국내 투자가 약 600만 원 더 부담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국내주식은 배당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양도차익에 과세되는 데다 배당을 받으면 그것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씨티그룹의 보고서도 이번 세제개편안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 바 있습니다(출처: 씨티그룹(Citigroup)).
저는 이 구조를 직접 체감하면서, 솔직히 국내주식에 큰돈을 넣을수록 불리해지는 설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세금을 포함한 실질 수익률 계산을 해보면 자금이 해외로 향하는 것이 이상한 현상이 아닙니다.
- 국내주식(대주주): 양도차익 누진세 20~25% + 지방소득세 10%, 거래세 별도 부담
- 해외주식: 기본공제 250만 원 후 22% 단일 세율, 환차익 비과세, 거래세 없음
- 4억 차익 기준 세 부담 차이: 국내 약 9,350만 원 vs 해외 약 8,745만 원 (약 600만 원 차이)
장기투자를 말하면서 장기투자를 방해하는 세제
국내주식과 부동산을 세금 측면에서 비교하면 더 묘한 결과가 나옵니다. 국내 상장주식에 10억 원을 투자해 2억 원의 차익이 생기면 대주주 요건이 충족되어 약 4,400만 원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를 10억 원에 매입해 2년 뒤 2억 원의 차익이 생기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으로 세금이 전혀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여기서 1가구 1주택 비과세란 1세대가 1주택을 보유하며 2년 이상 거주하다 팔 때 양도차익에 과세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부동산에는 또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있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란 일정 기간 이상 부동산을 보유할 경우 양도차익에서 최대 80%까지 공제해 주는 제도입니다. 10년 이상 보유하면 차익 대부분이 공제 대상이 됩니다.
반면 주식에는 이에 상응하는 장기보유 세제 혜택이 없습니다. 미국은 1년 초과 보유 주식에 낮은 장기자본이득세율을 적용해 장기투자를 세제로 유도합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그런 장치 없이 단기 매매와 장기 보유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합니다(출처: 미국 국세청(IRS) - 자본이득세 안내).
저는 이 지점이 가장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코스피 5000을 공약으로 내걸고 상법 개정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법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연말 기준일에 특정 시가총액을 초과하면 과세 대상이 되는 구조는, 장기 보유자가 연말마다 주식을 팔고 재매수하는 단타 행동을 세제가 직접 유도하는 셈입니다. 정책 신호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 제가 이 논란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자본은 세금이 덜한 곳으로 흐른다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안을 추진한 배경에는 세수 확보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세수(tax revenue)란 국가가 세금을 통해 거두는 총수입으로, 재정 운용의 기반이 됩니다. 법인세 재인상, 증권거래세 유지, 부동산 보유세 인상, 담뱃값 인상 논의까지 여러 방안이 동시에 거론된 것도 그 연장선이었습니다.
세금을 걷어야 한다는 원칙 자체를 저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따른다는 것은 합리적인 원칙입니다. 다만 제가 주목하는 것은 세금 설계가 투자자의 행동을 어떤 방향으로 이끄느냐입니다.
제가 해외주식을 직접 매매해 보면서 느낀 것은, 세금은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미리 계산해 둬야 하는 비용이라는 사실입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수익률이 아니라 세금과 거래 비용을 모두 뺀 뒤 실제로 손에 남는 금액이 진짜 수익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투자자들이 국내주식보다 미국주식을 선택하거나, 주식보다 부동산을 선택하는 것은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냉정한 계산의 결과입니다.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율은 2022년 기준 자산 가격 대비 약 0.15%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인 1%에 크게 못 미칩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보유세를 점진적으로 올리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동시에 주식시장에도 장기 보유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방향의 설계가 병행되어야 자본이 국내 자본시장에 머무는 유인이 생길 것입니다. 자본은 애국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논란이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2026년 기준으로 국내주식 대주주 기준은 얼마인가요?
A. 현재 기준은 종목당 시가총액 50억 원입니다. 2025년 정부가 10억 원으로 낮추는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같은 해 9월 여론 반발과 시장 충격을 이유로 철회하고 현행 50억 원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Q.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A. 한 해 동안 해외주식을 매도해 발생한 양도차익과 손실을 합산한 뒤, 기본공제 250만 원을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에 22%(양도소득세 20% + 지방소득세 2%)를 곱해 세금을 계산합니다.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에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Q. 연말에 주식을 팔아서 대주주 기준을 피하는 게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A. 현행 제도에서는 연말 기준일에 특정 종목을 일정 금액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대주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기준일 이전에 매도해 보유액을 기준 미만으로 낮추면 과세를 피할 수 있고, 연초에 재매수하는 방식이 실제로 사용됩니다. 다만 이 방법은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불리할 수 있고, 매매 타이밍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Q. 국내주식에도 장기 보유 세제 혜택이 생길 가능성이 있나요?
A. 현재로서는 확정된 바 없습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동산의 장기보유특별공제처럼 주식에도 장기 보유 기간에 따른 세율 경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코스피 5000 목표를 공언한 만큼, 향후 세법 개정 논의에서 이 방향이 검토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결론
저는 해외주식을 직접 매매하고 양도소득세를 처음 신고했을 때, 세금이 투자수익의 일부라는 것을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화면 속 수익률은 세금을 빼기 전 숫자일 뿐입니다. 이번 대주주 기준 논란이 이렇게 크게 번진 것도 결국 같은 이유입니다. 사람들은 세금 포함 실질 수익률을 계산하고, 더 유리한 곳을 찾아 움직입니다.
세제 개편은 단순히 누가 얼마를 더 내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디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한지 신호를 바꾸는 일입니다. 국내 자본시장을 키우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싶다면, 세제도 그 방향을 가리켜야 합니다. 앞으로 세법 개정 논의가 다시 나올 때 단순히 세수 확보 관점이 아니라 투자자의 행동 유인 관점에서도 같이 살펴보시길 권합니다.